[조선일보/03. 21]"박금준"부회장 뉴욕 ADC 애뉴얼 어워드 "금상" 수상
한국에서 제작된 디자인 작품이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뉴욕 아트 디렉터즈 클럽(ADC)에서 주는 ADC 애뉴얼 어워드(Annual Award) 금메달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자와 작품은 디자인 연구와 제작 및 출판 서비스를 하는 ‘601비상’ 대표 박금준씨(朴金準·39)의 2note:시간·공간’이란 책. 뉴욕 ADC가 색다른 주제를 성공적으로 이미지화 한 도서를 골라 수여하는 스페셜 트레이드 북’(Special Trade Book) 분야에서 최고 영예인 금 메달을 받게 됐다.
최근 수상 사실을 통보 받은 박 대표는 오는 6월6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수상 축하 이브닝 행사에서 메달을 받고 다른 분야 수상자들과 함께 자신의 디자인 작품을 전시할 기회도 갖게 된다.
‘ 2note:시간·공간’은 텍스트에 익숙한 독자에게는 다소 생소한 책. 글이 매개가 되는 낙서들을 다루고 있지만 내용보다는 낙서가 쓰인 공간과 낙서의 모양 등 시각적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획과 작품 제작 지휘는 박 대표가 맡았으며, 이화여대 시각정보디자인과의 학생들이 산학협동 차원에서 참여해 낙서 자료들을 수집했다.
대학교 교실 벽과 책상의 커닝용 낙서에서부터 카페에 쓰인 낙서, 서예가의 붓글씨 연습, 한국에 유학 온 외국인 학생이 화장실에서 두루마리 화장지에 쓴 한글 단어 낙서들에 이르기까지 사람의 삶이
녹아 있는 낙서들을 사진, 그림, 도안 등의 형태로 담았다. 주차금지 표지판들을 찍은 사진을 모아 벽 형태로 배열한 것은 도시의 일상이 내포한 단절성을 상징한다. 몸에 쓴 낙서인 문신을 담기 위해 뒷골목 어깨들과도 만났다.
박 대표는 “낙서가 개인의 정서와 삶, 그들이 모여 사는 사회와 문화를 어떻게 표상하는 지시각적으로 표현해 내고 싶었다”며 “낙서의 의미를 탐색해 본 기획의 참신성과 그 기획을 성공적으로 시각화 한 것을 평가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로 81회를 맞은 ADC 애뉴얼 어워드는 해마다 세계 각국에서 1만 여 점의 디자인 작품이 출품돼 왔으며, 지난해의 경우 세계 52개국에서 1만7000여 출품작이 경쟁을 벌여 10개의 작품이 분야별 금메달 수상작으로 선정됐었다.
( 金泰勳기자 scoop87@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