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1/08][산업/기업, 기획/연재01.08]디자인에 관한 5가지 편견
2002/01/08
디자인에 관한 5가지 편견
[산업/기업, 기획/연재] 2002년 01월 08일 (화) 09:38
<조소연> "디자인, 저는 잘 몰라요. 그건 디자이너같은 전문가들이나 하는 거죠."
디자인에 대해 물어보면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대답한다. 하지만 이러한 편견이
디자인산업 발전에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회사 전략을 결정하는 기업의 임원들이 편견을 갖는다면 이는 곧 기업의
경쟁력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잘못 알려진 디자인에 대한 편견 5가지를 소개한다.
■ 디자인은 제품의 외양을 꾸미는 것이다.
디자인은 제품의 외양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디자인은 그 이상이다. 소비자의 감성과 욕구에 부합하는 제품을 기획하는
것이 바로 디자인이다. 우수한 디자인은 생산단가, 유통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김영세 이노디자인 사장은 "디자인은 일종의 발명"이라며
"디자인은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도 있는 소중한 작업"이라고 강조한다.
■ 그림을 잘 그려야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디자인학과가 미대가 아닌 공대에 있는 경우가 많다. 디자이너는
그림만 잘 그려서는 성공할 수 없다. 오히려 디자이너에게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읽는
능력과 엔지니어링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디자인은 사실상 미술보다는
공학과 경영학에 더 밀접히 연관돼 있다.
필립스, 소니 등 해외 유수 기업의 디자인연구소에는 미래의 생활패턴을연구하기 위해
인류학, 사회학,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포진해 있다.
■ 디자인은 제품 개발의 마지막 단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술과 제품개발이 끝나고 마지막 단계에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디자인선도업체에서는 디자인을 먼저 내놓은 뒤 이에 맞춰 기술자들이 제품과
기술을 개발하는 디자인우선전략(design first)이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시장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내놓기 위해선 기술보다는 디자인 주도적으로 제품이
개발돼야 한다는 의미다.
국내 대기업총수가 했다는 "좋은 디자인을 위해서라면 생산라인도 바뀌라"라는
말을 생각해 볼 필요가있다.
■ 디자인 투자는 자금이 풍부한 기업이나 가능하다.
정경원 디자인진흥원장은 "제품 개발에는 평균 4억원의 비용과 2~3년의 기간이
걸리는 반면 디자인 개발은 보통 2000만원의 비용과 6~9개월만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평균적으로 같은 금액을 투자했을 때 기술개발이5배의 투자효과를 낸다면 디자인개발은
22배의 효과를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더욱 디자인에 승부를 걸어 소비자들에게다가가야 한다.
더구나 OEM에만 머물지 않으려면 디자인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 디자인 '그림 한장' 값이 너무 비싸다.
우선 디자인은 그림이 아니다. 시장성 분석, 엔지니어링 분석 등을 거친뒤에야
디자인이 나온다. 미국의 유명디자인전문회사는 직원수가 수백 명에 이른다.
그 정도로 복잡다단한 절차를 거치는 것이 바로 디자인이다. '싼게 비지떡'이란 말은
디자인에도 통하는 말이다.